길을 닦는 사람들, 성을 쌓는 사람들 (2)

 길을 닦는 사람들, 성을 쌓는 사람들 (2)

- CEO 칭기스칸, 유목민에게 배우는 21세기 경영전략, 김종래 지음



살기 위해 위가 아니라 옆을 봐야 하는 수평 마인드의 사회, 살기 위해 집단으로 이동해야 하는 사회가 유목사회다. 그 속에선 단 하루도 현실에 안주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 끝까지 승부 근성을 놓지 않고 도전해야 한다. 그곳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이 소중하다. 민족이, 종교가, 국적이 다르다는 것도 무시해버려야 한다. 아니 다른 사람일수록 더 끌어들여야 한다. 사방이 트인 초원에서는 동지가 많아야 살아 남고 적이 많으면 죽게 된다. 

그런 사회에선 완전 개방이 최상 가치로 통한다. 모든 개인의 개방화는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그렇게 해서 그 사회는 출신이나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능력에 따라 무한 가능성을 보장하는 사회가 된다. 그 속에선 효율과 정보가 무척 중요하다. 이동과 효율과 정보의 개념 속에서 시스템이 태어난다. 자리는 착취와 군림 수단이 아니라 역할과 기능을 발휘하는 곳이다. 최고 자리에 앉는 사람은 군림하는 통치자가 아니라 리더다. 그 자리에 누가 앉느냐는 것은 씨족이나 부족의 생사와 직결되는 문제다.

유목 이동 민족농경 정착 민족
주거 방식이동식, 조립식영구적
생업목축, 수렵농업
토지공동 이용(소유 개념 없음)개인 소유
지도 체제씨족장, 부족장국왕, 재상 등 관료제
법률관습법(수십 가지에 불과)법률이 복잡하게 발달
학문자연과학(기술 중시)인문사회(이념, 사상 중시)
상업존중천시
사고방식
수평적(자유로운 토로)수직적(상명하복)
창의적권위적
서비스, 봉사군림, 착취
종교샤머니즘유교
인물 평가전투 능력 중시출신 계급 중시
지도자 선출귀족 회의에서 선출세습
조직전투, 기술 능력 중심 조직혈연, 지연, 학연 중심 조직
장례풍장(風葬), 조장(鳥葬)매장
삶의 방식약육강식(결과가 중요)삼강오륜(과정이 중요)
중요한 재산이동 수단(말)씨앗(내년 농사용)
공동 의식
협동, 집단 의식 강함혈연, 지연, 학연 의식 강함
집단 전투, 수렵, 유목배타적인 집단 이기주의
이민족에 대한 생각호의적(인종 무관)배타적(혈통주의)
이교도에 대한 생각호의적(종교 자유)배타적(탄압)
- 유목 이동 민족과 농경 정착 민족의 마인드 비교

얼마 전 우리나라에 개봉된 애니메이션 『다이너소어』는 리더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만화영화는 죽음의 위기에 몰린 공룡들의 처절한 생존 투쟁을 다룬다. 리더가 길을 잘못 인도하면 곧 종족 전체의 공멸로 가고 만다. 어디로 가야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 결정하는 기로에서 리더의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유목민들에게 리더의 중요성은 이에 못지 않다. 그래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 리더를 선출한다. 선출된 리더에게는 절대 권한을 부여한다. 구성원들은 그의 명령에 일시불란하게 따른다.

유목민에 대한 정착 문명권의 오만과 멸시는 20세기가 저물 때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21세기가 시작되자 서구 문명은 유목민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부유한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 여행할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동해야 하므로 결국은 누구나 유목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프랑스 문화비평가 기 소르망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이미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들이 사이버 세계의 기마 궁사(말을 타고 활을 쏘던 병사)들을 양산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의 이동적 삶을 감내해온 말(馬)은 이제 인터넷으로 대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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